유망 중소기업

닥터지 안건영 고운세상

참도 2021. 4. 27. 12:25

직원들 믿고 성장 도왔더니...5 년 만에 매출 10배 껑충 늘어”

[CEO에 묻다] ‘닥터 지' 브랜드의 안건영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송의달 선임기자

입력 2021.04.27 10:43 | 수정 2021.04.27 10:43

 

 

 

 

 

 

 

·‘닥터 지(Dr.G)’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피부화장품 전문기업

㈜고운세상코스메틱은 군계일학(群鷄一鶴) 같다.

먼저 눈부신 매출 성장세 때문이다.

 

2015년 144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555억원으로 불었다.

5년 만에 1410억원 넘게 수직상승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화장품 대기업들이 역성장한 것과 반대로, 이 회사는 5% 플러스 성장을 했다.

 

2016년 이후 최근 5년간 연간 평균성장률은 50%에 달한다.

군납(軍納) PX 시장에서 ‘Dr.G’의 달팽이 크림 등은 최고 인기를 구가한다.

 

피부과 전문의 출신으로 창업해 올해로 22년째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안건영 대표/고운세상코스메틱

◇자율출퇴근제, 11일 휴가, 연봉의 47%를 인센티브 지급

기업 문화도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 수준이다.

작년말 이 회사는 실적 달성 축하 의미에서 모든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코로나 특별 격려금을 주고 LG스타일러 한 대씩을 전달했다.

 

작년 12월23일부터 11일간 특별휴가와

올해 2월에는 기본급 대비 467%의 성과급도 줬다.

연봉과 별도로 작년 연봉의 평균 47%를 인센티브로 나눠준 것이다.

 

직급과 존칭을 없애고 ‘영어(英語) 이름’을 쓰는가 하면,

7.5시간 근무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자율출퇴근과 주거대출지원, 대학원 학비 지원, 어학·

취미활동 관련 교육비 지급 같은, 중소기업에서 희귀한 공격적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피부과 의사 출신인 안건영(56) 대표가 2000년 세운 이 회사는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을 결합한 ‘더마코스메틱' 기업이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선크림(자외선차단제)과 피부 진정용 크림이다.

 

‘Dr.G’ 브랜드로 세계 30여국에 수출 중이다.

이달 9일 경기도 분당 소재 본사에서 안건영 대표를 만났다.

경기 분당구 서현동에 있는 고운세상코스메틱 본사 내부 모습. 회사의 미션(mission)이 정중앙

복도 벽에 큰 글씨로 길다랗게 적혀 있다./송의달 기자

◇ “구성원 개인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한다”

- 최근 5년간 성장세가 돋보인다. 비결이 궁금하다.

“운(運)이 좋았고, 피부 전문의 출신 경영자인 것도 유리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이라면 ‘사람’, 즉 구성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개인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한다.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 “구성원의 힘으로 회사가 성장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

“예컨대 우리 회사는 워크숍을 할 때 전체 다 모여 하는 집단적·획일적 워크숍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 발발 전까지 4박5일동안 4명씩 한 팀으로 해외로 나가 자율 워크숍을 해왔다.

팀원들이 방문지를 정해서 여행과 힐링을 하며 사진 등을 찍으며

회사와 개인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본사 사무실 벽과 기둥에 새겨 놓은 20여개의 ‘고운세상 워크웨이(Work Way)’

구호를 가리키며 “이런 글귀들을 워크숍에서 20대 후반~30대 초반 대리급 이하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모두 정했다”고 말했다.

본사 사무실 기둥과 벽에 적혀 있는 '고운세상 워크웨이(Work Way)' 가운데 일부/송의달 기자

◇매월 1회 조회...회사 신조 외치며 일체감 다져

실제로 사무실 기둥에는 “회의실은 영화관이 아니예요.

일정은 구글에게 물어봐요. 대충하지 않아요. 안하는게 더 나빠요.

잔소리는 짧게, 칭찬은 길게” 같은 구호가 새겨 있다.

 

- 너무 내버려 두는 게 아닌가.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노력은 없나?

“매월 한 번 국내 직원 160여명이 한데 모여 전체 직원 조회를 한다.

조회를 마친 다음 7개항의 ‘고운세상 크레도(Credo·신조)’를 외치며 일체감을 다진다.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는 학습, 도전과 개선, 소통 이 세 개이다.

이 핵심 가치도 내가 정한 게 아니다.

임직원 워크숍에서 조별(組別) 토의를 거쳐 채택돼 선정했다.”

 

안 대표는 회사의 성장 엔진으로 2013년부터 올해

9년째 하고 있는 ‘독서 경영’을 꼽았다.

-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서 경영법’이 있는가?

 

“매월 책 한 권씩을 읽은 뒤 그달 25일까지 네이버 밴드(band)에 독후감을 올린다.

한달은 회사 공통 의무도서를,

한달은 팀내 직무 관련 도서를,

 

한달은 개인 자율도서를 읽도록 한다.

우수 사원을 뽑아 포상을 한다.

 

나도 독후감을 올리고, 직원들이 50명 될 때까지는 일일이 의견을 달아주곤 했다.

지금은 구성원이 많아져 내가 의견을 적지는 않는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3년부터 매월 책 한권씩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학습 경영'으로 조직 문화를 고도화하고 있다.

본사 내부 서가에 그동안 읽은 도서들이 진열돼 있다./송의달 기자

◇“독서·학습 통해 ‘業의 가치' 깨닫고 업무 몰입”

자율과 자발성을 존중하는 문화에다

‘학습 경영’까지 가미돼 ‘닥터 G’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 올리브영에서 30% 넘게 늘었다.

 

중국 온라인 쇼핑채널에서는 매출이 360% 급증했다.

복종과 획일 보다 자율과 창의를 독려한 결과인 셈이다.

안 대표는 “10년 가까이 독서와 학습 경영을 하면서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 그는 “한 예로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업(業)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만한 차이가 난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