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이승만 귀국 현장에 나온 김구.. 원본 다큐 첫 공개
김성현 기자 입력 2020.07.09. 05:01 댓글 79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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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 '민족의 절규' 공개
1947년 4월 21일 김포 비행장. 이승만 전 대통령이 4개월간의 도미(渡美) 외교를 마치고 귀국했다.
미국을 떠난 이승만 당시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총재는 일본 도쿄에서 맥아더 사령관을 만나고
중국에서 장제스(蔣介石)와 회담한 뒤, 장제스가 제공한 특별 군용기 '자강(自强)'호를 타고 들어왔다.
군용기에는 광복 후 중국에 머물고 있던 지청천 광복군 총사령관도 동승했다.
당시 김구 주석, 김규식 부주석, 조소앙 외무부장 등 임정 요인들이 이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김포 비행장에 나온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처음 공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8일 다큐멘터리 감독 안경호씨가 광복 이후 이승만·김구·김규식 등 정치 지도자의
활동과 반탁(反託) 운동 같은 사회상을 담은 1947년 기록 영화 '민족의 절규'를 최초 공개한다고 밝혔다.
당시 귀국 현장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일반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18분 길이의 영상에는 이승만·지청천과 김구 등 임정 요인들이 비행장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혁명 원로 이승만 박사 환영' 같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태극기를 흔드는 환영 인파 등이 담겨 있다.
김명섭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전 주석의 관계를 갈등·대립으로만 바라보는
좌파적 해석과는 달리, 1945년 말의 반탁 운동부터 1947년 초반까지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영상"이라며
"이들이 정치적 갈등에 놓이게 되는 건 1947년 12월 장덕수 암살사건부터
이듬해 5월 총선거까지 그 이후의 시기"라고 말했다.
귀국 후 지청천 사령관은 1948년 제헌국회 의원, 대한민국 초대 내각의 국무위원 겸 무임소 장관을 지냈다.
1947년 다큐를 촬영한 안경호 감독은 무성(無聲)으로 제작한 영화에 녹음 해설을 넣어서
유성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했다.
완성한 영상은 1947년 재일 한국인 단체인 민단(民團) 등을 통해 일본에서도 순회 상영했다.
브람스 교향곡 1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같은 클래식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점도 흥미롭다.
한국 영화사 연구자인 한상언 한상언영화연구소 대표는 "당시 일본에 거주 중인 조선인들에게
고국의 상황을 영화를 통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며
"1947년 12월 국내 반탁 승리 기념 대회에서도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미 군정의 불허로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이 영상도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자체 소장한 미공개 희귀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찾았으며,
최근 홈페이지(www.koreafilm.or.kr/main)의 온라인 기획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온라인 전시에서는 1946년 미 군정 공보부에서 제작한 미소 공동위원회 회담 영상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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