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한국당 황교안 국회 마비

참도 2019. 12. 17. 14:03

한국당 지지자들 '국회 진입' 시도
보수단체 국회 본관앞 농성..폭력·욕설 '아수라장'
여·야 입장 크게 엇갈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회 안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농성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여권 입장은 크게 엇갈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승리했다"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지만, 여권은 "정치깡패"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16일 오전 11시께 보수단체 회원들은 국회 본청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법·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손팻말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과 국회 방호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양측이 충돌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참가자 중 1명은 경찰관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문희상은 사퇴하라", "좌파독재 막아내고 자유경제 수호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국회 본관 앞에서 경찰 등과 장시간 대치했다.

참가자 일부는 정의당이나 민주평화당 당직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은 잘못됐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문희상 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도 "여러분 국회 들어올 때 자유롭게 왔나? 막혔죠? 오래 고생하셨죠?"라며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짓 한다고 이래저래 싸우느라 시간 걸렸다. 여러분께 미안하다.

 하지만 여기 들어오신 여러분 이미 승리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끝난 뒤 두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 대표,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어지자 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 집회 참가자들은 "좌파독재 막아내자!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한국당은 이들과 1시간30분 가량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1시30분께 예정된 의정 일정을 진행하고자, 국회로 들어갔으나 지지자들은

 저녁까지 남아 '공수처 반대','좌파독재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런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은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목덜미를 잡아채는 등 무력 충돌까지 벌어졌다.

또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정의당, 민주평화당 관계자를 향해 욕설하거나 침을 뱉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30대 중반 직장인 A 씨는 "이게 보수의 품격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럴꺼면 국회가 왜 필요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B 씨는 "정쟁관계를 떠나서 욕설과 폭력 사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진 집회에 대해 여권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은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 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집회 참여자들은 정의당 당원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수사당국은 무소불위의 깡패집단, 국회 폭거 세력으로

거듭난 극우세력들의 반민주적·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해선 안 된다"고 경찰의 정식 수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당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국회를 봉쇄하고

 일을 키운 게 바로 문희상 의장"(심 원내대표)이라고 반박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일방적 날치기를 중단하라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을 위해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문 의장"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집회와 농성을 하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농성을 시작한 지 8시간30분만에 해산했다.

황 대표는 본청 계단에서 이들 집회 참가자에게 귀가를 종용한 뒤 직접 정문 밖으로 걸어나와 집회 참가자들을 배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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