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 불매 운동cbs 김기덕 아침뉴스 홍영선 기자의 SO What

참도 2019. 7. 23. 10:59

홍기자의 쏘왓]"땡큐 아베, 생각 바꿨어" 日불매운동은 진화 중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입력 2019.07.23. 05:03 수정 2019.07.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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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 로고 이어 '노노재팬' 사이트, 불매운동 불 붙여
영등포 한 대형몰, 유니클로 '한산' 탑텐·에잇세컨즈 '북적'
시민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일본 브랜드 기피하게 돼"
서경덕 교수 "경제 따로 역사 따로였던 국민들 인식 합칠 수 있게 한 '기회'"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김덕기>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우리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 가지고 나왔나요?


◆ 홍영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벌써 일본 수출 규제조치가 이뤄진 지 3주가 지났습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지난 주 일요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면서 규제 조치도 장기화 될 거로 보여지는데요.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바로 시작됐으니까 그만큼 이어지고 있고요.

◇ 김덕기> '반짝' 할거라는 예상들이 데, 오히려 2주 지나면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홍영선> 네 그래서 왜 그런건지, 그리고 이렇게 불매운동이 지속됐을 때 우리 소비,

 나아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 건지 알아봤습니다.

◇ 김덕기> 먼저 왜 불매운동이 날이 갈수록 화력을 더해 가는 건지 알아보죠. 이유가 뭔가요?

◆ 홍영선> 이번 불매운동은 과거 불매운동과는 다르게 어떤 단체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①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②SNS를 통해 확산도 빨리 되고 체계화되고 있는데요. 불매운동이 시작될 때쯤 한 네티즌이 보이콧 재팬 로고를 올리면서 붙이 붙었고요.

지난 주에는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체계화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어느 것이 일본 제품이고 이에 대한 대체 상품은 무엇이 있는지 소개해주는 곳인데요. 등장하자마자 거의 폭주 상태여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고요. 하루 100만명 이상이 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 김덕기> 워낙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이 미국 제품인지 일본 제품인지 잘 따져보지도 않고, 사실 모르기도 하거든요.

◆ 홍영선> 네 많은 분들이 가성비, 품질, 안전성 이런걸 따지면서 소비를 하지 어느 나라 제품인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이번 불매운동 시작할 때도 '반짝'할 거라는 예상이 그래서 나온 거거든요. 너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일본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하기 어려울 거다, 그걸 알아내고 분류하는 것 자체도 귀찮기 때문에 하다가 중단될 거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노노재팬의 개설자는 그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메이드인 재팬' 상품을 알려주고 이에 대한 대체품을 알려주려고 한 거죠.

"불매운동을 해라", "너 쓰면 매국노야" 이렇게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이런 것들이 일본 제품들이다","대체할 것들도 이렇게 있어". 자 그럼 이제 당신이 선택하라 이건 거죠. 착한 소비, 대체 소비를 자극하는 거죠.

◇ 김덕기> 온라인에서의 불매운동이 오프라인에 급격히 번지는 모양새더라고요. 주말에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고요. 홍 기자도 오프라인에서 직접 시민들이 어떻게 소비를 하는지 현장에 가봤다고요.

◆ 홍영선> 네 지난주 금요일(19일) 오후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영등포의 한 대형 몰에 가봤는데요. 여기에 일본 브랜드로 유명한 유니클로, 그리고 대체제로 손꼽히는 국내 패션브랜드 탑텐, 에잇세컨즈, 스웨덴 브랜드인 H&M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서선데요. 시민들은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영등호의 한 대형몰에 입점한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 모습.
◇ 김덕기> 한 카드사 집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매출이 26% 정도 줄어들었다고 하던데요. 실제는 어땠나요?

◆ 홍영선> 지금이 여름 옷 세일 기간이거든요. 대목 중에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갔던 금요일 오후에는 좀 놀랄 정도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먼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유니클로가 공사 중이라서 바로 그 옆에 있는 롯데백화점 유니클로를 갔는데요. 평소에 유니클로가 세일한다고 하면 계산하는데만 줄이 정말 길게 늘어서고요. 구경하는 사람도 많고 입어보는 사람도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때는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더라고요.

주부 김성은(40.여)씨입니다.

"결혼 전부터 유니클로를 주로 이용했고 아기 낳고 나서도 제품들이 실용성 있고 편해서 많이 썼죠. 그런데 아베 정권에서 거의 무역 전쟁이나 다름 없는 경제 보복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요. 유니클로도 불매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요.

그런 얘기들을 듣는데 내가 이러면서까지 일본 제품을 써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별로 쓰고 싶지 않고요. 우리 제품 좋은 것도 많잖아요.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 홍영선> 같은 롯데백화점 내 1층에 자리한 탑텐 매장에도 가봤는데요. 젊은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워낙 유니클로에 비해 매장 평수가 좀 작아서 완벽한 비교는 할 수 없었지만요. 매장 직원이나 탑텐에 온 시민들에게 물어봤을 때 불매운동으로 인해 소비가 변화하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탑텐 매장 직원 입니다.

"매출 목표가 100이라면 보통 70% 정도 달성했는데, 일본 무역 규제 조치 이후 일어나고 부터는 110~120%까지 올라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오시긴 해요 요즘. 전화로도 문의를 주시는데 100주년 기념티가 워낙 온라인 상에서 많이 노출되어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보고요. 시점이랑 딱 맞아떨어서인지 2주만에 다 팔렸습니다."

곽성민(24)씨입니다.

"사실 저는 원래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 이면 다 사요. 브랜드를 잘 안보고요. 정확히 어떤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인지도 잘 모르고요. 그런데 유니클로는 워낙 얘기가 많이 나오다보니까 그런 쪽은 기피하게 되고요.

완전히 막 동참해야지는 아닌데 어느 정도 이게 일본 브랜드다 싶으면 안 사고 있어요."

◆ 홍영선> 제가 10명의 시민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꼭 해야겠다기보다 일본 브랜드이다보니 지금 현 상황에서 꺼리게 된다는 분들의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불매운동을 꼭 해야한다는 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극단의 입장을 가지신 분도 소수 의견으로 있었고요.

◇ 김덕기> 10명이긴 하지만 이를 토대로 본다면 다수를 차지하는 분들이 현재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항해 일본에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는 거네요.

산업별 일본 제품 보이콧 영향 (그래픽= 비주얼 그래픽팀)
◆ 홍영선> 이러한 소비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구매 지연' 또는 '시험적 소비'라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입니다.

"지금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사회적 책임성을 토대로 한 소비입니다. 내 욕구대로 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소비를 하는 건데, 이게 자기의 기본적 욕구와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죠. 사회적 책임성에 대한 의무감이 얼마나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지펴서 지속이 될 거냐가 관건이 될 겁니다.

또 일단 참아보겠다는 건데, 참는 걸 지속적으로 가기는 어려울 수 있죠. 더군다나 소비자는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자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거니까요. 이런걸 '구매 지연' 또는 '시험적 소비'를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계속 머물러 있을 수도 있지만 시험적 소비를 했는데 이상하다 이러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겁니다."

◆ 홍영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대체 소비'를 만든 건데, 이게 시험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원상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반짝 불매운동이 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러한 전문가들의 우려까지도 수용하면서 불매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국산 제품의 질을 높이고 국내 여행지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자는 건데요. 미중 무역전쟁이나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만 보더라도 앞으로는 총칼을 든 전쟁이 아니라 경제 전쟁 성격의 무역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니까 이에 대비해야한다는 거죠.

◇ 김덕기> 아베 총리가 제대로 된 '기회'를 줬다고 생각하는 거네요.

◆ 홍영선> 그렇습니다. 독도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일본의 보복 조치로 인한 두 가지 변화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두 가지 면에서 좋은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는 역사에 관심 없었던 분들도 굉장히 관심이 늘었다는 겁니다. 수출 규제 조치가 우리 경제를 위협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그 규제 조치의 근본적 원인이 강제 징용 대법원 판결에 보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스스로 공부하게 했고요. 강제 징용이 뭔지 찾아보게도 했죠. 저에게도 관련 책을 소개해달라는 DM(Direct Message)이 많이 오는데요. 경제 따로 역사 따로였던 우리의 인식을 합칠 수 있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 셈입니다.

두 번째는 계속되는 일본인들의 망언 때문에 한국인들이 끈끈하게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겁니다. 자국의 이익, 그러니까 국익이 얼마나 중요하고 나라가 힘이 있어야 하는지 일본이 자극을 시켜준 거죠. 나아가 국력을 길러야 한다고까지 생각하게 되는 거고요."

◆ 홍영선> 실제로도 일본 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요. 이렇다보니 7월달 국내 여행 상품 판매가 증가되는 등 오히려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여행 레저상품이 주력인 야놀자의 경우 7월 1~19일 국내숙소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증가했고요. 여기어때도 같은 기간 숙박상품 판매 건수와 판매 액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29%, 42%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결국 핵심 경쟁력은 '품질'일 테니까요.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기회'가 되어서, 국내산 제품의 질 향상과 여행지 경쟁력 제고가 제대로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 김덕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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