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세및 문화

트럼프 정국

참도 2019. 1. 3. 10:33

'특검팀 넘버 3' 한국계 지니 리 손에 달린 트럼프 운명

                 
격변의 2019년. 그 향배는 첫 3개월에 달려있다


먼저,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트럼프 미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 시기에 열릴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면 곧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좋은 방향이건 나쁜 방향이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대격변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 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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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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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내 정치도 마찬가지다.
뮬러 특검'이라는 짙은 먹구름이 서서히 트럼프 행정부 중심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년 가까운 수사의 결과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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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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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선거캠프의 러시아 유착, 그리고 포르노 배우에게 성관계 입막음용 돈을 지불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된다. 하원이 탄핵안 발의권을 갖고 있어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탄핵 절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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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과거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내는 데 관여했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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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보고서는 지나가는 소나기일까, 아니면 탄핵을 몰고 올 지각변동일까


  트럼프나 야당인 민주당 모두 손에 땀을 주고 그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폭풍전야다.

로버트 레이 특검.

그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의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세운 화이트워터 부동산개발회사의 지역 토지개발을 둘러싼 사기사건 의혹인,
이른바 '화이트워터 스캔들'의 특검이었다.
1999년 10월 케네디 스타 특검의 뒤를 이었다. 누구보다 권력과 특검의 관계에 정통하다.   

그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는 분명 2019년 3월 내에 결말이 나
 정식 보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스캔들에 연루된 트럼프 대통령 전 측근들이 하나둘 백기를 들고 뮬러 특검에 투항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미 상당한 내용이 특검 보고서에 담길 것이라는 게 레이 전 특검의 분석이다.

바꿔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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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의회에 출석했을 당시의 뮬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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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선 최근 트럼프가 전격적인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매티스 국방장관 경질,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적 업무중단) 등 '감정적 의사결정'을 잇따라 내놓고,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자만 최근 특검수사에 협조해 온 마이클 코언에게 "쥐새끼(rat)"라고 막말을
 퍼부은 배경에는 특검 수사 발표를 앞둔 조급함과 초조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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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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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뮬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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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지난 1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발생하면 국민이 봉기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지만, 13일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지인들에게 탄핵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들어 부쩍 트럼프의 트위터에 특검팀을 인신공격하는 회수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로버트 뮬러 특검(74)은 기이하다 싶을 정도로 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행여 무엇하나 새어나갈까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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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팀이 들어가 있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웨스틴호텔에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대본부장 측 변호사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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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버지니아 특검 사무실


백악관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웨스틴호텔.

이곳이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일명 '아지트'다.
특검 담당 기자와 특검 간의 숨박꼭질이 끊임없이 벌어진다.

뮬러 특검은 지난해 6월 의회에 출석한 이래 외부에 포착된 사진이 딱 3장 밖에 없다.
올 겨울  토요일 아침 워싱턴DC의 길가에 있던  편의점에서 나와 자신의 SUV차량에 타는 장면,
워싱턴 레이건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대기 중인 장면,
애플스토어에서 아내와 함께 노트북 수리를 받고 있는 장면이다.

결벽증에   언론을 기피하는 그의 스타일에 대해 리언 패네타 전 중앙정보부(CIA) 국장은
"뮬러의 침묵은 트럼프에게 이용당하거나 타협의 빌미를 결코 주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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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사무실 앞에서 뮬러 특검을 응원하는 시민이 '이제는 뮬러의 시간'이란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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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이 이렇게 잠수를 타니 언론의 타깃은 당연 특검팀에 합류해 있는 검사·변호사들로 쏠린다.

하지만 미국 기자들에 따르면 그들 또한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뮬러 특검의 엄명이 있었는지 모른다.
 '특검 대변인'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피터 카의 별명이 '노 코멘트'라고 한다.   

얼마 전 특검팀의 안드레스 검사가 사무실에 '셰이크 색' 햄버거를 배달시킨 것을 본 한 기자가
' 햄버거를 주문한 게 맞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피타 카 대변인의 답은  노 코멘트".   

기자는 똑같은 질문을 그날 밤 당사자인 안드레스 검사에게도 던졌지만 돌아온 답은 역시나
 "말할 수 없다(I can’t say)"였다 한다.
 햄버거 하나 갖고 이 지경이니 특검팀의 업무 관련 정보가 외부에 새어나올 틈이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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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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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 쥔 한국계 지니 리 변호사에 트럼프 운명 달렸다


워싱턴의 한 미국 기자는 "특검팀 일원인 우조 아소녜 검사와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됐는데,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그만!(Stop)'이라 손을 들더니 '미안한데,
 난 당신과 얘기를 할 수 없다(Sorry. I can't talk to you)'고 말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워싱턴 정가에 급부상하는 이름이 바로 한국계 지니 리(Jeannie Rhee·47).
법무부 부차관보 출신인 그녀는 로펌 '윌머헤일' 소속 변호사로 지난해 6월 뮬러 특검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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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팀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지니 리 변호사. 특검팀 넘버 3인 그는 뮬러 특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트럼프 대선캠프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파헤치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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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녀는 특검팀 안에서 '넘버 3'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뮬러 특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고 한다.
리 변호사는 최근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캠프 핵심 관계자들과
러시아 측 관계자와의 회동을 주선한 러시아 로비스트 겸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로부터
트럼프에 결정적 타격을 입힐 증언을 얻어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진짜 부패는 건들지도 못하면서 매우 모순된 로버트 뮬러와
그의 성난 민주당원 17명 패거리는 신나게 즐기고 있다. 공모는 없다!"고
 비난을 가하고 있는 핵심 상대는 뮬러 특검과 리 변호사라는 게 특검 주변의 해석이다.

예일대 로스쿨 재학 중 '예일 법률 저널(Yale Law Journal)'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던 리 변호사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선거자금 모금창구인
'힐러리 포 아메리카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400달러(약 610만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특검측은 이에 관해 일절 언급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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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뮬러 특검에 협조하는 대신 형량을 감경받는 플리바게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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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트럼프는 뮬러와 지니 리가 겨눈 칼을 피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보통 피고인들이 특검에 모든 협조 및 공개증언을 마칠 때까지는 형량 감형을 하지 않고
잡아두는 게 관례이나 뮬러 특검은 코언 변호사는 물론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조지 파파도플로스 선대위 고문 등 모두에게 이미 플리바게닝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 감경받는 것)을 사실상 끝냈다"며
 "이는 결국 '우리는 다 끝나가고 있다'란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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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주요 멤버들. 왼쪽 제일 위가 뮬러 특검, 오른쪽 중간의 여성이 한국계 지니 리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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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수사는 이제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4년간 클린턴 대통령에게 특검수사를 펼치는 동안 수시로 언론에 얼굴을 비치고
'언론플레이'도 마다않던 스타 검사와는 달리 '12년 FBI국장'의 내공을 바탕으로 묵묵히
 수사를 펼친 뮬러 특검의 '창의 승리'냐. 아니면 상대방을 질리게 할 정도의 인신공격과
능수능란한 언변으로 각종 위기를 극복해온 트럼프의 '방패의 승리'냐.

극적인 드라마의 결말은 석달 뒤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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