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막내기자 "언론의 탈을 쓴 사익의 악취, 4년간 배웠다"
장슬기 기자 입력 2017.06.06. 17:18 댓글 1519개
[미디어오늘
지난 1월 동영상 반성문을 올렸던 MBC 막내기자들(보도부문 45기, 곽동건·이덕영·전예지)이 지난 5일 "김장겸은 퇴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45기는 "이름을 거론할 가치도 없는 부장과 국장 직함의 '선배들'에게 우리는 값진 것들을 배웠다"며 이 '선배들'의 만행을 꼬집었다.
MBC 보도부문 45기 김장겸 퇴진 요구…“입맛에 맞는 자들을 뽑아
‘후배’라는 이름을 주라” 보도책임자들 비판
지난 1월 동영상 반성문을 올렸던 MBC 막내기자들(보도부문 45기, 곽동건·이덕영·전예지)이 지난 5일 “김장겸은 퇴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45기는 “이름을 거론할 가치도 없는 부장과 국장 직함의 ‘선배들’에게 우리는 값진 것들을 배웠다”며 이 ‘선배들’의 만행을 꼬집었다.
이들은 “모든 기사는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출발한다”며 “대신 공적인 것처럼 포장해야 할 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여기서 ‘사’라는 것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 국장과 본부장, 사장의 이해관계로, ‘음수사원’의 렌즈로 세상을 보라”며 “모든 팩트는 유리와 불리로 간단히 분류된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정당하지 않은 지시 따윈 없다”며 “전파 사유화도 정당화할 수 있는 조직에서 정당화 불가능한 잘못이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까라면 까고, 읽으라면 읽어라. 특파원이 되었다가 회삿돈으로 연수도 가고, 나중에는 부장도 되고 국장도 될 것”이라며 “급기야 전파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45기는 “조작할 수 없는 진실 따윈 없다”며 “잘못 보도한 것이 있으면 ‘다른 언론도 똑같았다’고 핑계 대고, 누락한 보도가 있다면 ‘정당한 판단이었다’고 주장하라”고 한 뒤 “현장 기자의 목소리는 잊어라. 나중에 문제가 된다면 ‘참고하긴 했다’고 말하라”라고 책임자들의 행위를 나열했다.
또한 “왜곡할 수 없는 사실 따윈 없다. 불리한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무시하라. 기사로 쓸 수 있는 해명이 등장할 때까지만 놔두면 된다.”, “보도윤리 따위는 집어치워라. 인터뷰나 싱크를 조작했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회사는 의혹을 제기한 자를 벌하고, 너를 지킬 것이다.”, “수틀리는 일이 있으면 기사인 척 비난하라. 성명서를 '합쇼체'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혹, 공공재인 전파를 사유화했다 비난받을까 걱정된다면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하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반성하는 자가 있거든 내쳐라. 옳음을 말하거든 그들을 매도하라. 저들에게도 지독한 사익 추구의 속내가 있으리라 굳게 믿어라”, “취재 능력과 책임감은 선배의 조건이 아니다. 누가 더 처절하게 복종하였는가”, “당신 앞에 고개를 쳐들고, 저항하는 자들은 후배가 아니다. 입맛에 맞는 자들을 뽑아 ‘후배’라는 이름을 주라”, “소수자와 약자 따위 신경 쓰지 마라. 언론의 존립 이유는 ‘기사 쓰게 하는 자의 이익 수호’다” 등의 말로 경영진을 비판했다.
이어 “이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다면 당신은 알량한 양심을 버린 대가로, 언론인이라는 허황한 윤리의식을 집어치운 대가로 무언가를 충분히 얻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을 '선배'라 부르며, 부패하는 윤리와 언론의 탈을 쓴 '사익'의 악취를 맡으며 4년간 배우고 또 배웠는데 이 정도 값진 가르침을 줄 수 있는 회사는 MBC 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45기는 “이제 이 배움을 정반대로 뒤집어놓는 일만 남았다”며 “사퇴하라고, 물러나라고 외치는 것도 이제 질렸다”고 했다. 이어 “당신들을 끌어내리고 당신들의 회사를 정의로운 국민의 품에 돌려놓을 것”이라며 “그 한걸음 한걸음에 빠지지 않고 반드시 우리의 이름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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