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윤일병

세월호 잠수함 충돌 가능성

참도 2016. 12. 28. 08:47

인터뷰] '세월호X' 자문 김관묵 이화여대 교수
세월호 참사 밝히기 위한 합리적 토론 계속돼야

김관묵 이화여자대학교 나노과학부 교수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종합과학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지난 25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찾았다고 주장한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온라인에 자신이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월X'를 게재했다.

자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월호가 과적과 복원력 상실, 조타수의 조타 미숙 등 기존에 검찰이 밝힌 침몰원인 때문이 아닌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자로는 외부 충격의 가능성 중 가장 유력한 것이 '잠수함' 충돌이라고 밝혔다.

잠수함 충돌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자로가 레이더 분석 자료 등을 기반한 체계적인 주장에 나서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로는 다큐멘터리 발표 이후 자신은 자료를 수집했을 뿐 과학적인 분석에 대한 것은 김관묵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김 교수는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잠수함 충돌설이 설득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뉴스1은 27일 김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나 잠수함 충돌설의 근거를 자세히 들어봤다.

◇ 레이더 영상 도저히 믿을 수 없어 1년6개월 동안 조사

처음 김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난 뒤 검찰이 발표한 사고의 원인을 믿었다고 했다.

그는 과적에 따른 복원력 상실과 선원들의 조타 미숙이라는 검찰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저렇게 사고가 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언론에서 공개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레이더 영상을 보고 그는 의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선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도 급작스럽게 선회했으며 세월호 주변에 괴물체로 보이는 것이 레이더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김 교수는 세월호와 관련된 자료를 분석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 글은 본 '자로'가

 댓글을 달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렇게 김 교수와 자로는 지난해 여름부터 세월호의 침몰 원인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 레이더의 원리 공부부터 시작했다.

또 세월호의 과적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세월호 선내와 인천항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모든 화물의 양과 무게를 분석했다.

그렇게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 결과물이 자로의 다큐멘터리 '세월X'다.

세월X 유튜브 티저영상© News1

◇ 잠수함이 아니면 '외계인'이라고 밖에

'세월X'가 이야기하는 핵심 주장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서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을 배제할 수 없으며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잠수함과의 충돌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월호의 모든 화물을 조사해 복원력을 계산했지만 복원력 불량으로 쓰러질 상황이 아니다"라며

 "복원력 불량이라는 내부 원인이 아니라면 남는 것은 외력에 의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

외력에 의한 충격이라면 증거가 남아야 하는데 그 증거가 진도 VTS 영상에 나오는 주황색 괴물체라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자로 또한 세월X에서 세월호 6분의 1 크기의 물체가 세월호가 지나간 자리에 나타났으며 이를 기존의 주장들처럼

 '컨테이너'로 보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외력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생각했을 경우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잠수함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큰 파도도 없었고 바람도 그렇고 고래라고 해도 그렇게 큰 피해를 줄 수는 없다"면서

 "잠수함이 아니라고 하면 '외계 생명체'인데 그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복원력 불량이라는 검찰의 발표는 잘못된 것임이 화물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며

 그 외의 가능성을 검토해 보면 "잠수함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로가 세월X를 통해 밝힌 레이더에 감지된 '괴물체'의 존재(세월X 동영상 갈무리) © News1

◇ "공개토론에 나설 의향도 있다"

김 교수와 자로의 주장에 대해 군은 강경한 어조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군은 "해당 지역에서 훈련한 잠수함은 명백히 없다"라며 "잠수함이 완전 부상항해를 하더라도 함교탑 및

선체 일부만 노출되므로 레이더 반사면적만으로 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군의 잠수함을 가해자로 만드는 것은 잠수함 승조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해군 관련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김 교수와 자로의 주장에 대해

"군을 뺑소니범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며 김 교수가 '공개토론'에 나와 명백히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사고의 원인이 잠수함에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공개토론도 받아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전문가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건설적으로 토론한다면 사회적으로 건전한 토론이 될 것이다"라며

 "토론을 통해 잠수함이 맞다면 관련자들이 처벌받아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저도 혼란을 만든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묵 이화여자대학교 나노과학부 교수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종합과학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런 토론이 외부 공개용으로 면박을 주는 형태가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 시민들도 이런 전문가들의 토론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좀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새로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다시 만들어져 이런 토론의 장이 되길 요구했다.

잠수함 충돌설에 무게를 싣는 김관묵 교수와 네티즌 수사대 자로의 주장에 대해 세월호 특조위는 사고 원인에 대해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상임위원은 "특조위는 자체 기계결함, 조타 과실, 외부 충격 등 어느 하나를 정해 놓고 조사한 것은 아니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침몰원인을 밝히고 있었다"며 아직 침몰원인에 대해 확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특조위가 사고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결론을 못 내린 상태로 강제 해산당해서 침몰 원인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도 "민간에서 이렇게 많이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