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월 로스쿨 졸업시험에 탈락한 8명에 포함된 아들의 구제를 위해 로스쿨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신 의원은 또한 이 사건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돼 3개월 당원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러한 사태 진행의 배경을 제공했던 신기남 의원 '로스쿨 압력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소재선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기남 의원 아들의 지도교수이자, 신 의원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면담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번 사건의 진실은 신기남 의원이 갑질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갑질한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밝혔다.
소 교수는 또한,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로스쿨들의 편법, 소 교수의 해명을 위한 노력을 일방적으로 거절한 더불어민주당의 태도 등을 지적하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매장시키는 과정은 정의롭지도, 적법하지도 않다."라고 강조했다.
소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문 말미에 <2015년 11월,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이 서명하여 원장 등 교수들에게 제출한 문건>을 첨부해 로스쿨 졸업시험에 대한 재학생들의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다음은 소재선 교수의 '기자회견문' 및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 교수 제출 문건' 전문
기자회견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소재선 교수
저는 경희대 로스쿨 소재선 교수입니다.
신기남 의원 아들의 지도교수이자, 신 의원과 원장을 면담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신기남 의원이 갑질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갑질한 것입니다. 신기남 의원은 학교의 부당한 운영에 호소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처럼 찾아갔다가 거절당한 것뿐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무감사원에 출석해서 직접 해명하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윤리심판원 출석 신청도 끝내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묵묵히 학자로서 한 평생을 살아온 제가 이렇게 대중 앞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학교에 소속된 교수로서 학교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내부 사안을 고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법과 정의를 가르쳐온 선생으로서, 정의가 훼손되고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을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떳떳한 선생으로 남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 이번 사건은 로스쿨 간의 경쟁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저희 학교를 포함한 상당수의 로스쿨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낮은 학생을 유급시키는 편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임의시험에 불과한 모의시험 점수로 합격이 어려운 학생을 미리 유급시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높이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입니다.
졸업에서 유급된 학생들은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도 없어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1년을 기다린다고 반드시 졸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학교에서 공부할 여건도 마련되지 않아 학원이나 독서실을 전전하게 됩니다.
특히 변호사 시험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으니,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유급당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와 같은 지도교수들은 해마다 학교 측의 이러한 횡포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수들 이상으로 분노에 찬 항의를 해왔지만 학교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는 비단 저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의시험을 통한 유급제도를 도입한 로스쿨 모두가 동일한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2. 대부분의 로스쿨이 제도를 보완했지만 유독 저희 학교만 강행했습니다.
학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상당수의 학교가 서약서를 제출받고 변호사시험에 응하게 해주거나 커트라인 점수를 40점으로 대폭 낮춰주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청에 응답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저희 학교가 내린 결정은 사전에 공지했던 커트라인 점수를 무시하고 모든 시험이 끝난 이후에 51점으로 상향한 것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수들의 반발은 어느 때보다 더 커졌고, 단체행동을 하지 않던 학생들도 전원이 서명한 반대 성명 문서를 원장을 포함한 교수들에게 전달하기까지 했습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유독 신기남 의원만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답답한 마음에 신기남 의원에게 항의에 동참할 것을 권한 것입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 강요하자 그때서야 원장과 면담한 것입니다.
최초 언론에 보도된 기사는 소문을 들은 모 교수가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에게 전해들은 소문을 알려준 것입니다. 왜곡된 소문을 기자에게 전한 교수는 학교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자신의 행동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3. 더불어민주당이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저는 이번 의혹사건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원인을 제공한 셈입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조사하는 과정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먼저 조사하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조사하시는 분들은 신기남 의원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규정하고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 강압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사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신기남 의원이 어떠한 문제되는 행동도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사하는 분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당무감사원이 발표한 결과를 보고 저는 무척 당황했습니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엄중한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당무감사원의 결론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이후 재심결과와 얼마 전 윤리심판원 징계결과를 보고 저는 제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평생 법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무감사원과 윤리심판원은 일종의 법을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이렇게 원칙도 없이 비상식적으로 자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규정할 때는 정의롭고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억울한 정치인을 매도하고, 희생시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 정치라면 이는 바른 정치가 아닙니다.
4. 조사과정, 당무감사원, 윤리심판원, 소재원 위원 등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독립된 별도의 기관이 이들을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와 의결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제가 확신하건데 이들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윤리심판원 위원 가운데 피심의자인 노영민, 신기남 의원을 공개적으로 협박한 소재원 위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당 지도부가 나서서 발표해야 합니다.
특히 독립된 심판기구인 윤리심판원 의결을 앞두고 엄격하게 징계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당대표의 발언과, 당연한 권리인 탄원 서명을 가로막은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3심에 해당하는 윤리심판원 재심이 남아있는데도 피심의자인 신기남 의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공개석상에서 종용하는 뉴파티위원회의 행위, 자신의 SNS에 재심신청을 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이고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윤리심판위원 모두 정상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이러한 모든 행위와 행위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금수저들과 갑질하는 특권층에게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한 사람을 판단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제가 미래에 법조인이 될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것도 편견을 버리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수천 건에 달하는 언론보도와 SNS, 각종 댓글들이 억울한 한 사람의 정치인을 파렴치한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동조한 더불어민주당은 확인사살까지 해가며 언론과 여론보다 더 심각하게 매도하고 없는 죄를 확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매장시키는 과정은 정의롭지도, 적법하지도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이 서명하여 원장 등 교수들에게 제출한 문건>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교수님들께 졸업시험과 관련한 하나의 의견을 꼭 올려야할 필요성을 느껴 이 글을 쓰는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3년간의 법전원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접어드니, 훌륭하신 교수님들로부터 이론과 실무를 배우고 동기생들과 함께 치열하게 임했던 지난날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뿌듯함이 차오릅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학생들이 졸업시험의 통과여부, 즉 올해 변호사시험에 임할 수 있는지 여부로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현재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3학년 재학생 전원이 올해 변호사 시험을 응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졸업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누구보다도 집중적으로 학업에 몰두해야 하는 자임에도 현실적으로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이전에 졸업시험으로써 당락을 좌우하는 제도의 취지 중 하나는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할 만큼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로 하여금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변시 발표 이전까지) 빨리 학업에 몰두할 수 있게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취지는 충분히 타당하지만, 이제는 졸업시험에 불합격한 선배들의 현실적인 의견을 경청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졸업 사정에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학원가 강의가 시작되는 4월 중순까지는 현실적으로 공부에 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졸업시험 불합격 후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시험 응시하기 직전 2개월을 치열하게 준비하고, 본 시험을 경험해 보는 것이 다음 해 수험공부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로 인한 상황의 변화입니다.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로 인해 합격자의 개인별 성적이 앞으로의 취업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신 로스쿨의 대외적 성취도와 이미지는 과거에 비해 그 중요성이 감소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합격률의 성취도를 고수하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상반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난 이후에 로스쿨마다 졸업시험 관련 학사 행정이 상당부분 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아래의 내용은 각 로스쿨 재학생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충남대, 충북대 : 졸업시험 600점 이상 획득한 학생은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이화여대 : 3번의 시험에 모두 응시한 학생은 서약서 제출 후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한양대 : 총점 대비 40% 이상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고려대 : 서약서 제출 후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다수의 로스쿨이 졸업시험 기준을 완화하는 이유는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각 로스쿨에서 졸업시험 및 변호사시험 불합격자들을 학교 내에서 수용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실질적으로 학교에 다시 등록할 방법이 없고, 적극적 수용을 위한 공간적, 시설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전원 또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려우며, 이미 누적된 불합격자들의 수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결과를 내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 개인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에 대해 학교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학교도 학생들의 수험을 관리하고 보살피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선배들과 주변학교 수험생들의 의견에 비추어 보면 졸업시험 성적과 변호사시험 성적에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입학정원 60명인 법전원에서 초기 변호사시험 합격률 100%를 달성한 것은 분명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5기의 졸업을 앞둔 현재,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상황이 변화하였고, 앞으로 타 로스쿨의 졸업시험 기준 완화 추세는 더욱 보편화 될 것입니다. 변호사시험은 합격률 95%가 넘는 한의학, 의학계열의 국가고시와는 성격이 다르고, 합격률이 50%에 불과한 시점에서 졸업시험 단계로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들께서 그 누구보다도 3학년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공감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낙오자가 없도록 가장 약한 고리를 가장 튼튼하게 만드는 포용력을 발휘하여 최후의 순간에 실력을 폭발시키는 것이 바로 경희대 법전원이 달성한 변호사시험 100% 합격 전통의 비결일 것입니다.
돌파구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주말 아침에도 양진당은 분주할만큼 모두들 한가지 소원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불합격이 우려되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켜 그동안 교수님들께서 심어주신 잠재력을 변호사 시험에서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졸업시험에 성실하게 임하였고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의사가 있는 학생들 전원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한 사태 진행의 배경을 제공했던 신기남 의원 '로스쿨 압력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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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선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기남 의원 아들의 지도교수이자, 신 의원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면담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번 사건의 진실은 신기남 의원이 갑질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갑질한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밝혔다.
소 교수는 또한,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로스쿨들의 편법, 소 교수의 해명을 위한 노력을 일방적으로 거절한 더불어민주당의 태도 등을 지적하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매장시키는 과정은 정의롭지도, 적법하지도 않다."라고 강조했다.
소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문 말미에 <2015년 11월,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이 서명하여 원장 등 교수들에게 제출한 문건>을 첨부해 로스쿨 졸업시험에 대한 재학생들의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다음은 소재선 교수의 '기자회견문' 및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 교수 제출 문건' 전문
기자회견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소재선 교수
저는 경희대 로스쿨 소재선 교수입니다.
신기남 의원 아들의 지도교수이자, 신 의원과 원장을 면담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신기남 의원이 갑질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갑질한 것입니다. 신기남 의원은 학교의 부당한 운영에 호소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처럼 찾아갔다가 거절당한 것뿐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무감사원에 출석해서 직접 해명하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윤리심판원 출석 신청도 끝내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묵묵히 학자로서 한 평생을 살아온 제가 이렇게 대중 앞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학교에 소속된 교수로서 학교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내부 사안을 고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법과 정의를 가르쳐온 선생으로서, 정의가 훼손되고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을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떳떳한 선생으로 남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 이번 사건은 로스쿨 간의 경쟁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저희 학교를 포함한 상당수의 로스쿨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낮은 학생을 유급시키는 편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임의시험에 불과한 모의시험 점수로 합격이 어려운 학생을 미리 유급시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높이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입니다.
졸업에서 유급된 학생들은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도 없어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1년을 기다린다고 반드시 졸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학교에서 공부할 여건도 마련되지 않아 학원이나 독서실을 전전하게 됩니다.
특히 변호사 시험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으니,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유급당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와 같은 지도교수들은 해마다 학교 측의 이러한 횡포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수들 이상으로 분노에 찬 항의를 해왔지만 학교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는 비단 저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의시험을 통한 유급제도를 도입한 로스쿨 모두가 동일한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2. 대부분의 로스쿨이 제도를 보완했지만 유독 저희 학교만 강행했습니다.
학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상당수의 학교가 서약서를 제출받고 변호사시험에 응하게 해주거나 커트라인 점수를 40점으로 대폭 낮춰주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청에 응답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저희 학교가 내린 결정은 사전에 공지했던 커트라인 점수를 무시하고 모든 시험이 끝난 이후에 51점으로 상향한 것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수들의 반발은 어느 때보다 더 커졌고, 단체행동을 하지 않던 학생들도 전원이 서명한 반대 성명 문서를 원장을 포함한 교수들에게 전달하기까지 했습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유독 신기남 의원만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답답한 마음에 신기남 의원에게 항의에 동참할 것을 권한 것입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 강요하자 그때서야 원장과 면담한 것입니다.
최초 언론에 보도된 기사는 소문을 들은 모 교수가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에게 전해들은 소문을 알려준 것입니다. 왜곡된 소문을 기자에게 전한 교수는 학교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자신의 행동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3. 더불어민주당이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저는 이번 의혹사건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원인을 제공한 셈입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조사하는 과정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먼저 조사하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조사하시는 분들은 신기남 의원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규정하고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 강압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사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신기남 의원이 어떠한 문제되는 행동도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사하는 분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당무감사원이 발표한 결과를 보고 저는 무척 당황했습니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엄중한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당무감사원의 결론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이후 재심결과와 얼마 전 윤리심판원 징계결과를 보고 저는 제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평생 법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무감사원과 윤리심판원은 일종의 법을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이렇게 원칙도 없이 비상식적으로 자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규정할 때는 정의롭고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억울한 정치인을 매도하고, 희생시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 정치라면 이는 바른 정치가 아닙니다.
4. 조사과정, 당무감사원, 윤리심판원, 소재원 위원 등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독립된 별도의 기관이 이들을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와 의결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제가 확신하건데 이들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윤리심판원 위원 가운데 피심의자인 노영민, 신기남 의원을 공개적으로 협박한 소재원 위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당 지도부가 나서서 발표해야 합니다.
특히 독립된 심판기구인 윤리심판원 의결을 앞두고 엄격하게 징계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당대표의 발언과, 당연한 권리인 탄원 서명을 가로막은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3심에 해당하는 윤리심판원 재심이 남아있는데도 피심의자인 신기남 의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공개석상에서 종용하는 뉴파티위원회의 행위, 자신의 SNS에 재심신청을 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이고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윤리심판위원 모두 정상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이러한 모든 행위와 행위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금수저들과 갑질하는 특권층에게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한 사람을 판단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제가 미래에 법조인이 될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것도 편견을 버리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수천 건에 달하는 언론보도와 SNS, 각종 댓글들이 억울한 한 사람의 정치인을 파렴치한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동조한 더불어민주당은 확인사살까지 해가며 언론과 여론보다 더 심각하게 매도하고 없는 죄를 확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신기남 의원을 매장시키는 과정은 정의롭지도, 적법하지도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경희대 로스쿨 기수 전원이 서명하여 원장 등 교수들에게 제출한 문건>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교수님들께 졸업시험과 관련한 하나의 의견을 꼭 올려야할 필요성을 느껴 이 글을 쓰는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3년간의 법전원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접어드니, 훌륭하신 교수님들로부터 이론과 실무를 배우고 동기생들과 함께 치열하게 임했던 지난날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뿌듯함이 차오릅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학생들이 졸업시험의 통과여부, 즉 올해 변호사시험에 임할 수 있는지 여부로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현재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3학년 재학생 전원이 올해 변호사 시험을 응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졸업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누구보다도 집중적으로 학업에 몰두해야 하는 자임에도 현실적으로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이전에 졸업시험으로써 당락을 좌우하는 제도의 취지 중 하나는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할 만큼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로 하여금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변시 발표 이전까지) 빨리 학업에 몰두할 수 있게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취지는 충분히 타당하지만, 이제는 졸업시험에 불합격한 선배들의 현실적인 의견을 경청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졸업 사정에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학원가 강의가 시작되는 4월 중순까지는 현실적으로 공부에 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졸업시험 불합격 후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시험 응시하기 직전 2개월을 치열하게 준비하고, 본 시험을 경험해 보는 것이 다음 해 수험공부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로 인한 상황의 변화입니다.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로 인해 합격자의 개인별 성적이 앞으로의 취업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신 로스쿨의 대외적 성취도와 이미지는 과거에 비해 그 중요성이 감소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합격률의 성취도를 고수하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상반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난 이후에 로스쿨마다 졸업시험 관련 학사 행정이 상당부분 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아래의 내용은 각 로스쿨 재학생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충남대, 충북대 : 졸업시험 600점 이상 획득한 학생은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이화여대 : 3번의 시험에 모두 응시한 학생은 서약서 제출 후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한양대 : 총점 대비 40% 이상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 고려대 : 서약서 제출 후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다수의 로스쿨이 졸업시험 기준을 완화하는 이유는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각 로스쿨에서 졸업시험 및 변호사시험 불합격자들을 학교 내에서 수용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실질적으로 학교에 다시 등록할 방법이 없고, 적극적 수용을 위한 공간적, 시설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전원 또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려우며, 이미 누적된 불합격자들의 수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결과를 내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 개인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에 대해 학교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학교도 학생들의 수험을 관리하고 보살피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선배들과 주변학교 수험생들의 의견에 비추어 보면 졸업시험 성적과 변호사시험 성적에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입학정원 60명인 법전원에서 초기 변호사시험 합격률 100%를 달성한 것은 분명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5기의 졸업을 앞둔 현재,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상황이 변화하였고, 앞으로 타 로스쿨의 졸업시험 기준 완화 추세는 더욱 보편화 될 것입니다. 변호사시험은 합격률 95%가 넘는 한의학, 의학계열의 국가고시와는 성격이 다르고, 합격률이 50%에 불과한 시점에서 졸업시험 단계로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들께서 그 누구보다도 3학년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공감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낙오자가 없도록 가장 약한 고리를 가장 튼튼하게 만드는 포용력을 발휘하여 최후의 순간에 실력을 폭발시키는 것이 바로 경희대 법전원이 달성한 변호사시험 100% 합격 전통의 비결일 것입니다.
돌파구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주말 아침에도 양진당은 분주할만큼 모두들 한가지 소원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불합격이 우려되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켜 그동안 교수님들께서 심어주신 잠재력을 변호사 시험에서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졸업시험에 성실하게 임하였고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의사가 있는 학생들 전원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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