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반값 중개수수료', 25일 운명의 결정 남겼다
뉴시스배민욱입력 2015.02.24 07:03수정 2015.02.24 07:03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25일. 부동산 중개시장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날'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강제적 시장조치인 '새 부동산 중개보수체계(일명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정상궤도 진입을 위해 '발전 사이클'의 탄력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힘을 잃어버릴 것인가.
관건은 오는 25일 서울시의회 심의 결과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오는 25일 부동산 중개보수체계 개선안을 심의키로 했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심의 결과에 따라 향후 지자체들의 개정안 심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정부가 밀어부치고 있는 중개수수료 개정안을 놓고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지자체 ▲생계 위협을 느끼는 공인중개사협회 ▲개정안에 찬성하는 시민단체간 각각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만 수용... 여타 지자체는 '눈치보기'
국토부는 중개수수료 개선안을 각 지자체에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은 지지부진하다. 정부의 개정안이 나온지 석달이 지났지만 개정조례를 통과시킨 곳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서 강원도가 유일하다.
여타 지자체는 시·도 의회의 관문을 넘지 못해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 세종시의회 역시 중개수수료 관련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고, 전북도의회는 조례안 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아예 이런 저런 잡음을 없애자며 고정요율을 도입하자는 곳도 등장했지만 역시 난관에 봉착했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중개보수 협상 여지가 없는 고정요율제 도입을 추진했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조례안 상정을 보류하기도 했다. 재논의는 다음달 11일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고정요율제를 지지하는 공인중개사협회와 이를 적극 반대하는 시민단체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중개사협회는 "고정요율의 필요성은 소비자단체도 인정했고 중개보수 인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3구에 특정된 반값 중개보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소득보전 차원이며 수수료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정요율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녹색소비자연대·한국YMCA전국연맹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부동산 거래 부담'만 늘어날 뿐이라며 반대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고정요율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어져 부동산 거래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논박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결정 지켜보자"
서울시의회는 25일 시작되는 임시회에서 국토부의 중개보수 인하 권고안을 반영한 '서울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 심의에 착수한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정부의 권고안을 그대로 담은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보냈다. 이 조례의 관할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다음달 2일 조례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시의회 상임위에서 조례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12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26일 시 조례규칙심의회에 올라가게 된다. 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4월2일부터 바뀐 중개보수료율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편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회의 결과가 다른 지자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은 이번 개편안이 겨냥하고 있는 중고가 주택이 몰려 있어 이번 조례 개정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매매가격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은 지방의 경우 0.2%인 반면 서울은 16.6%에 달한다. 전세가격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도 지방은 0.6%에 불과하지만 서울은 25.4%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협회 등 중개인들의 강한 반발도 서울시의회의 운신을 좁히는 요인이다.
현재로선 서울시의회도 섣부른 판단으로 개선안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서기 보다는 신중한 심의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회의 경우처럼 조례의 내용이 수정되거나 심의가 보류될 가능성도 있어 시행 시기가 뒤로 밀어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 어떤 내용 담겼나?
논란의 핵인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마련했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불합리한 중개보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중개수수료는 지난 2000년 마련됐지만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매매 6억원 이상과 임대차 3억원 이상의 고가구간에서 현실에 맞지 않거나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선안은 기존 '상한 요율체계'를 유지하면서 '매매 6억~9억원', '임대차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했다. 정부는 매매·임대차 역전현상을 해소하면서도 실제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형성된 요율인 0.5% 이하, 0.4% 이하를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안 이전 수수료의 경우 매매 6억원 이상은 0.9% 이내, 임대차 3억원 이상은 0.8% 이내를 적용했다.
'주거용 오피스텔' 요율도 신설했다. 같은 가격대 주택 중개보수요율을 고려해 일정설비(입식부엌, 화장실 및 욕실 등)가 있는 85㎡이하의 오피스텔에 해당하면 매매는 0.5% 이하, 임대차는 0.4% 이하를 적용키로 했다. 이전에는 0.9% 이내로 제한됐을 뿐이다.
mkba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강제적 시장조치인 '새 부동산 중개보수체계(일명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정상궤도 진입을 위해 '발전 사이클'의 탄력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힘을 잃어버릴 것인가.
관건은 오는 25일 서울시의회 심의 결과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오는 25일 부동산 중개보수체계 개선안을 심의키로 했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심의 결과에 따라 향후 지자체들의 개정안 심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만 수용... 여타 지자체는 '눈치보기'
국토부는 중개수수료 개선안을 각 지자체에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은 지지부진하다. 정부의 개정안이 나온지 석달이 지났지만 개정조례를 통과시킨 곳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서 강원도가 유일하다.
여타 지자체는 시·도 의회의 관문을 넘지 못해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 세종시의회 역시 중개수수료 관련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고, 전북도의회는 조례안 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아예 이런 저런 잡음을 없애자며 고정요율을 도입하자는 곳도 등장했지만 역시 난관에 봉착했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중개보수 협상 여지가 없는 고정요율제 도입을 추진했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조례안 상정을 보류하기도 했다. 재논의는 다음달 11일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고정요율제를 지지하는 공인중개사협회와 이를 적극 반대하는 시민단체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중개사협회는 "고정요율의 필요성은 소비자단체도 인정했고 중개보수 인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3구에 특정된 반값 중개보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소득보전 차원이며 수수료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정요율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녹색소비자연대·한국YMCA전국연맹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부동산 거래 부담'만 늘어날 뿐이라며 반대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고정요율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어져 부동산 거래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논박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결정 지켜보자"
서울시의회는 25일 시작되는 임시회에서 국토부의 중개보수 인하 권고안을 반영한 '서울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 심의에 착수한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정부의 권고안을 그대로 담은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보냈다. 이 조례의 관할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다음달 2일 조례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시의회 상임위에서 조례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12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26일 시 조례규칙심의회에 올라가게 된다. 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4월2일부터 바뀐 중개보수료율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편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회의 결과가 다른 지자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은 이번 개편안이 겨냥하고 있는 중고가 주택이 몰려 있어 이번 조례 개정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매매가격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은 지방의 경우 0.2%인 반면 서울은 16.6%에 달한다. 전세가격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도 지방은 0.6%에 불과하지만 서울은 25.4%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협회 등 중개인들의 강한 반발도 서울시의회의 운신을 좁히는 요인이다.
현재로선 서울시의회도 섣부른 판단으로 개선안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서기 보다는 신중한 심의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회의 경우처럼 조례의 내용이 수정되거나 심의가 보류될 가능성도 있어 시행 시기가 뒤로 밀어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 어떤 내용 담겼나?
논란의 핵인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마련했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불합리한 중개보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중개수수료는 지난 2000년 마련됐지만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매매 6억원 이상과 임대차 3억원 이상의 고가구간에서 현실에 맞지 않거나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선안은 기존 '상한 요율체계'를 유지하면서 '매매 6억~9억원', '임대차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했다. 정부는 매매·임대차 역전현상을 해소하면서도 실제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형성된 요율인 0.5% 이하, 0.4% 이하를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안 이전 수수료의 경우 매매 6억원 이상은 0.9% 이내, 임대차 3억원 이상은 0.8% 이내를 적용했다.
'주거용 오피스텔' 요율도 신설했다. 같은 가격대 주택 중개보수요율을 고려해 일정설비(입식부엌, 화장실 및 욕실 등)가 있는 85㎡이하의 오피스텔에 해당하면 매매는 0.5% 이하, 임대차는 0.4% 이하를 적용키로 했다. 이전에는 0.9% 이내로 제한됐을 뿐이다.
mkba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서경배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제치고 `주식부호 2위` (0) | 2015.03.25 |
---|---|
제계3세들의 경영 (0) | 2015.03.03 |
[스크랩] 줄줄 새는 국고보조금..정부, 특단책 내놨다 (0) | 2014.12.04 |
1조 클럽 (0) | 2014.08.05 |
[스크랩] [이 사람]장하준 "경제 어려우니 나중에 하자? 문제 많다" (0) | 201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