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광장 솔로대첩 거리로나온나

참도 2014. 1. 5. 00:01

[한겨레]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했다. 투쟁과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일상 언어와 풍자가 가득한 자리였다.

4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관권부정선거 규탄 국민촛불-누리꾼의 역습' 행사에 참여한

1000여명의 시민들은 서로 묻고 답하며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시대를 이야기했다.

'솔로대첩' 등을 기획한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KOCA)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오후 5시부터 두시간 가량 진행됐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삽입곡인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시민들이 우리말로 합창하면서

시작된 이날 행사는 토크 콘서트와 가수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행사에 참여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 대선개입을 대학 부정입학에 빗대 "부정입학을 하게 되면 법에 따라 경찰이 조사를 하게 된다.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부정이 저질러 진 것이 드러났다면 법과 절차에 따라 특별검사제 등으로 제대로 사건을 조사해야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는 "국민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은 오직 신만이 뺏아갈 수 있다. 정부가 신만이 앗아갈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빼앗는다면, 정부를 바꿀 권리가 국민에게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은 이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사회참여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처음 쓴 고려대생 주현우(28·경영학과)씨는 무대에 올라, "세상의 안녕하지 못한 분들께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1천만명이 영화를 보면 영화사가 대박이 나겠지만 이들이 거리로 나오면 세상이 바뀐다"고 외쳤다. 같은 학교 강훈구(24·정치외교학)씨도 "거리로 나오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이번 철도파업과 '안녕들' 대자보를 통해 배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키보드 위에서만 이야기 하지 말고 거리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 사회를 본 개그맨 노정렬씨는 연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성대모사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풍자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을 '소탕'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득'이 아니라 '독'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말의 해에 말이 되는 세상, 말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지난달 31일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며 서울역 앞 고가에서 분신해 숨진 이남종(41)씨를 묵념으로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고 행사에 참여했다는 김수정(28)씨는 "그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비정상을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오는 9일 2차 총파업을 앞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원 800여명은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 추진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경욱 기자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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