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담보대출 80조원 만기도래"…신용대출도 20조원
빚 못갚아 신용불량ㆍ경매속출…감정가 70% 헐값에 넘겨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고은지 기자 =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약 100조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빚을 진 가구당 평균 8천만원이다.
정부는 만기연장 등을 고려하면 대출 상환 위험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신용불량이나 경매처분은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79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일시상환대출이 59조9천억원, 거치기간이 끝난 분할상환대출이 19조6천억원이다.
원금 상환이 시작된 분할상환대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현재 87.4%인 만기연장 비율을 근거로 80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 전체가 상환 압력을 받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시상환대출 가운데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상환 위험에 직면할 대출은 7조5천억원 가량이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올해 가계대출 만기도래에 대한 대출자들의 우려는 크다.
지난해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주력하던 금융위는 대출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등 가계 파산의 위험이 커지자
`연착륙'에 초점을 맞췄다.
가계가 보유한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비율(4.5대 1)을 보여주는 통계청 조사 결과를 적용하면 은행대출의
올해 만기도래액은 98조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한다.
KB금융경영연구소 김진성 연구원은 "올해 120만 가구의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고 추정했다.
98조원을 120만 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평균 8천200만원이다.
담보대출은 만기 때 돈을 갚지 못하면 주택 등 담보물이 경매로 넘어간다. 신용대출을 갚지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울며 겨자먹기'로 주택을 경매에 넘기거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에 저금리 대출 전환을 신청한 사례는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바꿔드림론(저금리 대출 전환) 실적은 올해 1~6월 3만9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9천494건보다 59% 급증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개인ㆍ프리워크아웃) 실적도 1분기 기준으로 2010년 1만9천991건, 지난해 2만2천706건,
올해 2만3천94건으로 증가 추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경매건수는 1~6월 기준으로 올해 1만3천210건이다.
2008년 5천541건에 견줘 2.3배 늘어난 규모다.
그나마 빚을 갚으려고 집을 경매에 내놔도 급매물이 몰린 탓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법원이 집계한 서울 지역 아파트 매각가율은 2007년 91.6%에 달했지만 올해는 77.6%로 뚝 떨어진 상태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경매 아파트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한 물건이다"며
"수도권 매각가율이 70%대로 떨어졌는데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