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사건 성공.

정선 카지노

참도 2011. 1. 31. 19:59

르포> 설 밑 강원랜드.."집보다 여기가 편해요"

연합뉴스 | 배연호 | 입력 2011.01.31 15:17 | 수정 2011.01.31 16:44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강원

 


5년만에 10억 잃은 '카지노 앵벌이' A 씨 "동네사람들 다 알아요.."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귀향. 글쎄요..언제부터인가 집보다는 여기(카지노)가 더 편해졌어요"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앞둔 31일 오전 6시 강원 정선군 사북읍 강원랜드의 카지노 영업이 끝나자 밤샘 게임에 지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인근 찜질방에서 운행하는 봉고 버스에 몸을 맡긴 50대 초반의 여성 A 씨는 '설 연휴에 고향으로 가느냐'는 질문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고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봉고 버스는 폐광촌 깊은 골의 매서운 칼바람과 어둠을 뚫고 10여분 정도를 달려 찜질방에 도착했다.

이 찜질방은 그녀처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가진 것을 모두 잃어 떠나지 못하는, 아니 갈 곳이 없는 일명 '카지노 앵벌이'들의 보금자리이다.

카지노에서 게임 또는 자리매매, 대리게임 등으로 하루 평균 20만∼3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자기들끼리는 '생활 바카라'라고 한다.

즉,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하루하루 생활비를 벌어 버티는 것이다.

이곳에는 A 씨와 같은 처지인 50여명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그녀는 '고참'에 속한다.

찜질방 식당에서 잠시 인터뷰에 응한 그녀는 "커피를 먹으면 잠을 이룰 수 없다"라며 자동판매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내 건네는 주인의 친절도 사양했다.

한때 작은 사업으로 많은 재산을 모았다는 그녀는 카지노 생활 5년여만에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다시는 카지노에 오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어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포자기상태"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고향 사람은 물론 동네 사람도 (카지노에서 망했다는 사실을) 다 알아요. 그래서 바보, 못난이 등 뒤에서 욕하는 것도 다 알아요"

그녀는 그래서 집에 가고 싶지 않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해주는 여기가 더 편하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자칭 그녀의 동생 B 씨가 거들었다.

40대 후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사실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이혼, 사업실패 등의 1차 상처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처 탓에 이미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그 상실감을 보상받으려고 카지노를 찾았다가 결국은 재기의 희망까지 잃어버리는 포기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녀는 "일부는 이런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변하기도 하지만, 이들도 카지노에 오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라며 자리를 떴다.

강원랜드는 설 연휴만이라도 이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려고 지난 설에는 한 달간 무료식사권을 줬지만,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 최대 3천명까지 예상했지만, 실제로 무료식사권을 받아간 사람은 채 100명도 안 됐다.

이는 무료식사권이지만, 재산을 탕진한 이들에게도 이를 받는 것이 자존심에 또 한 번 상처가 됐기 때문이다.

한때 3천명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들 앵벌이는 강원랜드가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려고 카지노 영업장에 출입할 수 있는 누적일수를 잇따라 줄이고 이들의 '소득원'인 자리매매, 대리게임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많이 줄었다.

지난 2000년 말 카지노 영업 시작과 함께 강원랜드를 오갔다는 C 씨는 "이곳도 남아 있으려면 하루에 최소한 10만원 정도의 생활비가 조달돼야 한다"라며 "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떠나고 아직 자금을 조달할 여력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이 고향을 찾아 혈육의 정을 나눴던 지난해 설 연휴인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객은 하루평균 8천300명이 넘어 평일 하루평균 입장객 8천여명에서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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