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옛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좋은 폴로어(follower)가 좋은 리더가 된다는 뜻이다.
나쁜 리더는 과거에 나쁜 폴로어였다는 얘기도 된다. 그만큼 훌륭한 폴로어와 올바른 폴로어십(followership)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온전히 리더인 사람은 거의 없다. 대다수가 폴로어면서 리더이거나 순전히 폴로어라는 점에서 리더십보다
오히려 폴로어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폴로어의 중요성은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만을 강조했다.
히틀러가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하지만, 그가 제 손으로 단 한 명이라도 유대인을 살해했다는 증거는 없다.
유대인들은 히틀러의 폴로어들이 살해했다. 히틀러에게 충실했던 일부 폴로어들은 자발적인 사형 집행자이기도 했다.
루 거스트너 전 IBM 최고경영자(CEO)는 몰락하던 IBM을 부활시켰다고 일컬어진다. IBM 부활의 영광은 거스트너 혼자에게 집중되는데
그러나 위대한 경영 스승인 헨리 민츠버그의 생각은 다르다. 거스트너는 폴로어들이 IBM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본인은 적당히 뒤로 물러나 있었다는 게 민츠버그의 생각이다.
IBM의 부활은 거스트너를 지지하고 돕고 그를 지켜낸 폴로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계부정으로 몰락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에는 사기적인 금융거래를 고안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재무 담당 폴로어가 있었다.
반대로 거스트너의 사례에서 보듯이 좋은 리더는 좋은 폴로어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누가 좋은 폴로어이고 누가 나쁜 폴로어일까.
리더에 대한 도전과 지지의 균형을 잡는 용기 있는 폴로어가 좋은 폴로어"라고 말했다
리더를 지지하고 그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도 리더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하는 용기를 갖춘 폴로어 말이다.
좋은 폴로어의 조건으로 `용기`를 강조한다. 그는 조직을 위한 `헌신`과 리더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용기`,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기 경영`(self-management)을 좋은 폴로어의 요건으로 꼽았다.
켈러먼 교수는 `폴로어십`에서 좋고 나쁜 폴로어를 구분짓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효과적이고 윤리적인 좋은 리더를 지지하면 좋은 폴로어다.
비효과적이고 비윤리적인 나쁜 리더를 반대한다면 역시 좋은 폴로어다.
반대로 나쁜 리더를 지지한다면 나쁜 폴로어다.
좋은 리더를 반대하는 폴로어도 나쁜 폴로어다.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으며 방관하기만 해도 나쁜 폴로어다.`
결국 좋은 리더를 적극 지지하고 나쁜 리더에는 도전하는 폴로어가 좋은 폴로어라는 뜻이다.
하지만 폴로어라는 본분을 잊고 리더의 지위 자체에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다.
■ < 용어설명 >
폴로어(follower)ㆍ폴로어십(followership) : 폴로어는 상사와 비교해서 권력ㆍ권한ㆍ영향력이 작은 부하직원을 뜻한다.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리더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집행하는 구실을 한다. 폴로어십은 폴로어가 리더와 맺는 관계와 행동의 규범을 뜻한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