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구미방문 시청 앞서 “빨갱이, 간첩” 구호 외치며 경찰과 승강이
文 측 “SNS와 온라인을 통해 사전 모의한 정황” 주장…기획자는 누구?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경북 구미시청 열린나래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시청을 빠져나가려 하자 박사모 회원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
야권의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 박사모등 보수 지지층의 반대공세가 물리력으로 표출되면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권의 유력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반대시위가 벌어진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향후 극단적인 대결상황도 배제할수 없다는 경계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구미방문에 맞춰 사전 모의 의혹까지 제기되며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문 전 대표측은 “이들은 문 전 대표의 경북 기자간담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간담회 장소인 구미시의회 입구에 모여들었다”며 “SNS와 온라인을 통해 사전모의한 정황도 드러나는 등 계획적으로 문 전 대표 일행에게 물리력과 폭력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여 이번 시위를 기획한 배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8일 정유년 새해를 맞아 경북 경주와 구미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경주 지진피해 현장과 구미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등을 방문하는 ‘안전행보’를 펼쳤다.
그러나 박사모등 보수단체들은 경북 경주와 구미를 방문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일정에 맞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문재인 전 대표의 앞길을 막아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박사모 회원등 3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빨갱이, 간첩”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출동한 경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박사모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구미시청 방문 직후 일어났다.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문재인 전 대표가 빠져나오려 하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며 항의하는 박사모 회원들에게 가로막혀 한동안 이동하지 못했다.
박사모 회원 300여 명은 문 전 대표 차량을 막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빨갱이, 간첩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출동한 경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단체인 ‘대한민국 박대모(박근혜 대통령 존·사모) 중앙회’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구미·김천 박사모 지부’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께 경북 구미시청에서 열린 문 전 대표의 경북지역 기자간담회 장소에 태극기를 들고 집결, 간담회를 마치고 퇴장하는 문 전 대표를 에워싸고 차량 탑승을 방해했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표가 탑승한 이후에도 차량을 둘러싸거나 바닥에 주저앉아 차량의 이동을 방해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문재인은 빨갱이, 간첩’ 등의 극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욕설과 함께 수행한 참모진에 흙과 쓰레기 등을 던지며 문 전 대표가 탑승한 차량에 발길질을 했다”며 “차량 주위를 둘러싸 이동을 막아서는 등 폭력 행위까지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에 둘러싸인 문재인 전 대표 차량은 경찰이 길을 터주면서 20여분 만에 시청을 빠져 나갔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난 뒤 차량을 타고 시청을 빠져나가려 하자 박사모 회원들이 이를 가로 막고 있다. /사진= 문재인전대표측 제공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은 이날 구미시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단체가 문 전 대표의 차량을 막고 욕설을 한 것과 관련,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인 집단 행위에 대해 엄중 규탄하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이들은 문 전 대표의 경북 기자간담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간담회 장소인 구미시의회 입구에 모여들었다”며 “SNS와 온라인을 통해 사전모의한 정황도 드러나는 등 계획적으로 문 전 대표 일행에게 물리력과 폭력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문재인 전 대표의 구미 방문을 방해하기 위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행태는 우리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적폐이자 구악”이라며 “그들이 보여준 범죄 행위에 대해 사법당국은 철저히 수사하고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차량을 막고 욕설을 퍼부은 것과 관련, “사법당국은 즉시 문 전 대표 구미 폭력방해 사태를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촛불정신에 대한 테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러면서 “폭력과 폭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문 전 대표와 일행에 격려와 위로,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도 8일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차량을 막고 욕설을 퍼부은 것과 관련,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의 공보를 맡고 있는 허영일 특보는 성명을 통해 “폭력을 사전 모의한 정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특보는 “박 대통령 지지자가 문 전 대표와 수행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매우 우려스런 사태”라며 “정치적 견해 차이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촛불 민심은 민주주의를 확장시키자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발전한다"며 "그 어떠한 폭력과 폭언도 민주주의와 열린 사회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경북 구미시청 열린나래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박사모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뒤 20여분 만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시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지난해 9월 발생한 지진 진앙지인 경주시 내남면 일대를 둘러보며 지진피해 현장을 살핀 뒤 경주의 한 카페에서 주민과 간담회를 열고 지진피해 후속대책 등을 점검했다.
주민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는 “경주 지진으로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게 확인됐다"며 "만에 하나 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미시청 열린나래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김영란 법이 시행된 후 영세상인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이 많아 문제점들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3시 50분께 구미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재난대응시스템을 잘 구축해 복잡다양해지는 화학사고 같은 특수사고에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해당 센터가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지는 대구경북의 재난대응 시스템 중심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정을 농단하고 경제와 안보를 파탄시킨 가짜 보수가 아니라 유능한 경제, 탄탄한 안보를 할 수 있는 세력으로 정권을 교체하는데 경북이 나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형 기자